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 삼키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 삼키고 있습니다(Andreessen). 각종 아날로그 매체에 담겨있던 정보들은 디지털 비트로 증발하고 있죠(Negroponte; Tercek). 레코드판, 카세트테이프, 비디오테이프가 증발하였고, 신문과 책도 증발하고 있습니다. 증발된 정보는 클라우드에(cloud) 존재하며, 사용자가 원할 때(on-demand) 아날로그 매체 없이 비트만 받아 텔레비전, 컴퓨터, 스마트폰으로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하드웨어 장치들도 증발하고 있습니다. 비디오플레이어, CD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카메라, 계산기 등은 이제 컴퓨터 소프트웨어나 손바닥 안의 앱으로 존재합니다. 각 기관들에서 운영하던 서버 컴퓨터들도 클라우드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이제 인프라도 코드로 관리합니다(Morris).
코로나19는 회사 사무실들을 증발시켰고, 학교와 학원 교실에서 진행되던 수업들을 증발시켰습니다. 재택 근무와 온라인 강의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일정 부분 남아 있겠죠. 앞으로 많은 사회적 경제적 활동들이 가상의 소프트웨어 세상인 메타버스에서 일어날 것입니다(Dionisio et al.).
소프트웨어가 연구도 집어 삼키고 있습니다
다양한 과학 기술 분야의 연구도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진행되고 있습니다(Hannay et al.; Prabhu et al.). 수치해석을 이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많은 물리 모형 실험을 대체했습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상황을 컴퓨터로 재현합니다(Negri et al.). 물론, 실제 계산은 CPU, GPU와 같은 하드웨어에서 수행하지만 사용자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하드웨어를 제어하죠.
AI가 소프트웨어를 집어 삼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을 집어 삼키고 있는 소프트웨어를 AI가 집어 삼키고 있습니다(Huang). 머신러닝/딥러닝을 통해 기존의 소프트웨어들로는 하지 못했던 일들도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생성AI는 코드를 작성해주기도 합니다.
연구에 있어서도, 제 전공 분야에서 체감상 최근 발표되는 연구의 반 이상은 머신러닝을 이용한 연구인듯 합니다. 물리탐사 자료처리 분야가 예전부터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던 분야라 머신러닝 도입이 빠르기는 합니다. 탄성파 탐사 연구실에서도 최근에는 딥러닝을 이용한 연구들을 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머신러닝이 수치해석과 같은 필수 도구가 되었습니다.